25% 자동차 관세, 미국 자동차 시장 붕괴 신호탄일까?


25% 자동차 관세, 미국 자동차 시장 붕괴 신호탄일까?

미국 정부가 발표한 전 세계 모든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결정은, 단순한 무역 정책을 넘어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관세는 곧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가격 인상은 소비자 선택지를 줄이며, 이는 다시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복잡한 고리입니다.

이번 정책이 단순히 수입차에만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영향 범위는 미국산 차량부터 중고차 시장, 심지어 자동차 금융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 관세 피해는 수입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겉보기엔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은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요.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미국 내에서 조립되는 차량들조차 평균적으로 약 60%의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이 부품들 역시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한 대는 수천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며, 이 부품들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완전히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엔진은 미국에서 조립되더라도 부품은 멕시코나 캐나다, 혹은 일본에서 온다면 전체 차량은 가격 인상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부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나 제조 기계도 수입품일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완전한 미국산 차량"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조립 국가만을 기준으로 한 보도나 리스트가 얼마나 단편적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 소비자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

관세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인상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차량 가격이 25% 오른다는 것은 단순히 지불 금액이 늘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데요.

차량 금융 구조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대출 기관은 차량의 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을 기준으로 대출을 승인하는데, 차량의 시장 가치는 그대로인데 가격만 인상되면, 125% 이상의 LTV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대출 승인률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자동차 구매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특히 신용 점수가 낮거나 소득이 높지 않은 계층은 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렇다고 중고차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팬데믹 이후 한차례 급등했던 중고차 시장이 이제 막 안정세로 접어들던 참이었는데, 이번 관세로 인해 다시 한 번 중고차 가격 급등 현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제한되며, 기존 차량의 유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비 수요와 부품 교체 비용도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제조사와 딜러,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

제조사와 딜러는 관세 부담을 피하는 대신, 가격 인상이라는 선택지로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조차도 경쟁사의 수입차 가격이 25% 오르면, 그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만 유지해도 상대적으로 매력 있는 선택지로 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생깁니다.

실제로 과거 세탁기 관세 사례에서도 세탁기에만 관세가 부과됐지만, 관세가 면제된 건조기까지 같은 비율로 가격이 올랐던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자동차 관세 역시 비슷한 양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자동차 제조사는 단순히 차량 가격만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 구성 요소를 줄이거나 옵션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에 나설 가능성도 큽니다.

그 결과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는데요. 기술 혁신은 줄고, 차량 품질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4. 자동차 산업 전반에 드리운 불확실성과 혼란

이러한 관세 정책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예측 불가능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부 제조사는 관세 회피를 위해 생산지를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공장을 옮기거나 새로 짓는 데는 수년이 걸리고, 수십억 달러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구조인 셈인데요.

부품 공급업체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1차 부품 공급업체들은 극도로 얇은 마진 구조 위에 운영되고 있으며,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재고 부담, 수익 감소, 인력 감축 등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결국 부품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완성차 생산 차질로 연결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자동화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화 역시 단기간에 도입 가능한 해결책은 아니며, 오히려 기존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반발도 예상됩니다.

5.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 '타이밍'이 가장 큰 변수

이번 관세 정책은 단순히 자동차 가격만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심리와 행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단 점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미루거나, 기존 차량을 더 오래 타겠다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10년 넘게 유지하면서 정비에 더 신경 쓰겠다는 의견도 늘고 있고, 일부는 아예 차량 구매를 포기하거나, 전기차나 대중교통 등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결국 자동차 구매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차량을 팔아야 하는 딜러들, 딜러 마진으로 운영되는 서비스 센터, 그리고 금융사들까지도 영향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일부 소비자들은 오히려 이러한 충격을 통해 자동차 산업 내 공급망 문제와 재고 부족, 소비자 가격 안정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보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이들은 결국 일반 소비자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25% 관세 조치는 단순한 무역 보복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소비자 행동, 금융과 공급망 전반을 흔드는 중대한 정책 변화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차량 가격보다 훨씬 더 깊고 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이를 단순히 ‘가격이 오른다’는 수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 전체를 재정비할 수 있는 시점으로 삼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앞으로 이 관세가 실제로 시행될지, 혹은 정치적 반발과 산업계의 압박으로 조정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미국 내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교체하려는 소비자들은 이미 큰 고민에 빠졌고, 그 고민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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